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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집맛집

[점심] 삼성동 현대백화점 이십사절기

이십사절기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517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0층 (우)06164

운영시간 11:00 ~ 22:00

연락처 02-555-2423


삼성동에는 점심먹기 좋은 곳이 많다. 비싸서 문제지.

기왕 비싼 걸 먹을거면 그래도 괜찮은 비싼 걸 먹는게 좋다는 생각에

현대백화점 이십사절기에 가보았다.


전경은 노룩취재. 중요한 건 밥이지 인테리어가 아니니까.





으리으리한 백화점.


점심때는 코엑스와 현대백화점에 인근 회사에서 사람들이 밥을 먹으러 몰려온다.

아마도 평소에 먹던 밥보다 좀 더 특별한 걸 먹고 싶어서, 

그리고 코엑스 구경도 하고 백화점 구경을 하기 위해서일게다.


제육볶음을 주문했다. 15000원. 별점 4 / 5개.



요샌 이렇게 일식 돈까스 집 처럼 반상에 밥이 나오는게 유행인가보다. 일 하는 사람도 그릇을 빨리 놓을 수 있으니 편하겠지.


처음 이게 딱 나왔을때, 아 이거 만오천원 주고 먹긴 되게 비싼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10년전엔 이게 5천원이었는데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근데 그런 생각을 하면 아저씨다. 10년전을 떠올렸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여긴 삼성동이고, 백화점이고, 그것도 백화점 꼭대기에서 좋은 운명을 타고 나신 아주머니들이 10시나 11시 쯤에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그런 곳이다.




그런 곳에서 즐기는 한끼 식사는 각별하다. 아니, 각별해야만 한다. 칼같이 점심시작과 함께 오면 늦기 때문에 대충 눈치를 살피다가 원래 시간보다 빠르게 와야만 올 수 있는 현대백화점이고, 여기까지 오는 동안 보였던 다른 맛집을 외면한 채 꼭대기까지 올라와서 먹는 밥이었기 때문이다.


5점만점에 4점을 준 이유는, 딱 하나 맛 때문이다. 맵지도, 짜지도, 싱겁지도 않으나 맛있다. 보통 직장인들이 먹는 제육볶음은 맵다. 짜다. 왜냐하면 별로 좋지않은 고기의 누린내를 숨기기 위해 간을 강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 걸 먹고 나면 속도 더부룩할 때가 있고, 가끔은 기분도 나쁘다. 내가 왜 돈내고 이런 걸 먹고 있어야 하는 생각도 들고. 여기서 먹는 제육볶음은 그런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는다. 순간적으로 이게 만 오천원짜리라서 비싸다는 생각이 사라진다. 물론 직장인으로서, 저녁쯤 되면 비싸다는 생각이 다시 들긴 하지만.


고기가 맛있다. 좋은 고기를 썼다. 양념이 강하지 않다. 아마도 요리사는 좋은 고기를 자랑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렇게 좋은 고기를 썼는데, 강한 양념으로 그 맛을 숨겨버린다면 얼마나 아까울 것인가? 마치 첫사랑에게 몰래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어서 보여주고 싶어 신나는 표정을 감출 수 없는, 그런 즐거운 기대감이 느껴진다.


삼성동은 임대료가 비싼 지역이고, 밥집은 많은 이문을 남기고 싶어하고, 그건 건물주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고기의 질은 하루하루 떨어지고, 건물주의 주머니는 하루하루 커져간다. 그래서 밥집은 양극화된다. 비싸고 맛있는 밥집, 싸고 양많은 밥집. 그만큼 맛이 있으면 돈을 지불할 마음을 가지고 있는게 이 지역 직장인들이기도 하다.


신선한 야채가 곁들여지고 그게 리필도 된다는 점은 또다른 즐거움이다. 같이 나오는 반찬도 하나같이 정갈하고 깔끔하다.


나중에 건물주가 되면 일주일에 두세번 쯤은, 느지막히 일어나서 점심을 먹으러 오고싶은 곳이다.




#내돈내고밥먹은집 #내돈내고리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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