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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집맛집

[저녁] 선릉순대국

선릉순대국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98길 26





이 동네 근처를 6년 정도 지나다녔지만 항상 갈 때마다 자리가 꽉 차있어서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하다가, 최근에 드디어 가봤다. 간판에는 1991년 부터 있었다고 되어 있는데, 만약 진짜 이 자리에서 약 25년간 장사를 했다면 얘기 다 했다고 보면 된다.


이쪽 동네는 한 계절이 지나가면 가게가 서너개 바뀌는, 서울에서 손꼽히는 가게 임대료가 비싼 지역이다. 이 가게 맞은편에는 망한 가게가 4년 째 비어있는채로 덩그라니 있다. 



내부에 자리는 4~5자리 정도 밖에 없는 아주 작은 가게인데,

들어가고 나서야 알게되었지만 지하에 4~5자리가 더 있었다.


그러니 혹시라도 가게가 꽉 차더라도 지하자리가 있을 수 있으니 일단 한 번 들어가보는게 좋다.




순대국 (특) 11000원. 별점 5/5. 역삼-삼성동 순대국 중 최고수준이 아닐까.


순대국 8000원. 이건 사진 못찍음.



고기가 진하다. 그러나 잡내가 전혀 없다. 평소 순대국을 잘 못먹는 여성분과 함께 갔는데, 그 분도 잘 먹었다. 


흔히 잡내라고 하는 것들은 고기 본연의 냄새가 아닌 누린내 같은 것들인데, 물론 이런 것들을 순대국의 참맛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꺼려지기 마련이다.


진한 정도로 비교하자면, 삼성동에 있는 비야게레로 급이다. 진한 고기맛과 살짝 기름진 맛이 유사하다. 비야게레로가 남미식으로 다양한 향기가 배어있는 고기요리 (타코)라면, 선릉순대국은 서울식의 잘 정돈된 진한 맛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간의 세기는 독특하게도 굉장히 약하다. 간이 거의 안되어 있다고 보아도 좋을 정도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다대기. 내 경우엔 티스푼으로 두 개 쯤 넣고 나니, 내가 알던 익숙한 순대국의 얼큰한 맛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청양 고추. 당연하지만, 굉장히 매우니 두세조각만 넣어도 국물맛이 확 칼칼하게 바뀔 것이다.



만약 밥을 먹으러 왔다면 다대기와 청양초를 많이 넣는 건 자제하는게 좋다.

저걸 넣으면 얼큰하고 진한 국물이 되는데,

그러면 술을 시키고 싶은 욕망을 참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날 술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다른 자리에서는 당연한 듯이

진실을 털어놓게 만드는 초록물병을 마시고 있었다.



순대를 좋아한다면 내장을 빼고 순대만 달라고 하면 된다.

모두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면, 그냥 조용히 기대감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만약 부산에서 방금 올라왔다면, 

이 가격에 이 정도 양을 주는게 좀 많이 섭섭할 수 있겠다. 

하지만 여기가 역삼동이라, 이 정도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성인남자인데 좀 배부르고 든든하게 먹고 싶다면 순대국(특)을 주문하는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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